10년동안 구옥에 살면서 가장 아쉬웠던 것은 거실의 창이었다.

마당과 바로 면해 풍경을 시원하게 끌어들일 것 같은 자리에
한국인이라면 익숙한 ‘PVC 슬라이드 이중창’이 들어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중창은 가성비 좋은 창으로 분명한 장점이 있지만,
많은 프레임과 틴트 글라스가 중첩되면서 만들어내는 시각적 번잡스러움이라는 분명한 단점도 있었다.
그래서 아예 블라인드를 내리고 있는게 나을 때도 있었다.

그러나, 처음엔 그러려니 했던 것도, 곧 답답함으로 바뀌었고, 결국 바꾸지 않고는 살 수가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그러고도 3년을 더 버티고 나서야 ‘바꾸겠다’라는 결심에 다다랐다.

거실은 집의 중심이었고, 마당과 집 내부를 이어주는 연결지점이었다.
시각적인 연결뿐만 아니라, 동선과 환기도 중요했다.
여러가지의 대안이 가능했지만, 그 중 고요한 거실 분위기를 유지할 수 있는 계획안을 택했다.